연수프로그램을 지원해야겠다!

3학년 1학기가 끝나갈 무렵, 전공과목의 팀플과 시험의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대부분이 하는 대학원 진학과 취업이라는 진로 고민을 안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포항공대 환경공학부에서의 연수생 모집 포스터를 보게 되었다. 아직 3학년인 시점에서 학교에서 배운 과목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 중에서도 기상 쪽에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환경공학부에 이 분야에 관련된 연구실이 있는지 찾아보았고, “탄소순환연구실”이 딱 눈에 들어왔다. 연구 분야 중에서 해양 탄소 순환과 대기-해양 가스 교환에 관심이 갖기 때문이다. 이번 학기에 기후변화에 해양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들었던 특강내용도 있었고, 해양학이라는 학문을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었기 때문에 호기심도 생겼고, 그냥 뜬 구름 잡듯이 생각했던 내용들, 이론으로만 배웠던 내용들을 어떻게 연구하시는 지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지원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 나의 모습이 될 수도 있는 대학원 선배님들은 어떻게 생활하시는지도 보고, 미리 경험해보고, 짧은 기간 연구도 해보면서 이 길이 진짜 나의 길이 맞을 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학원생이 하는 일을 직접 해보다!

이 곳에 와서 내가 한 일은 태평양에 있는 축섬(Chuuk Lagoon)에서 바닷물의 성분을 측정한 자료를 통해 해양의 CO2 시스템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일이 Lagoon내에서 일어났을 지를 분석하는 것이었다. 연수 프로그램 시작하자마자 이론적인 내용을 알기 위해서 영어 논문을 읽었고, 그 후에는 컴퓨터로 데이터 처리를 하였는데, 처음에는 몇 시간 동안 지속되는 조용한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았고, 실험실에 있기 보다는 연구실에만 앉아있어서 조금은 답답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곧 연구실 분위기에 적응하고, 데이터 처리를 다 하고 나서 그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이 과정에서 광범위한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데이터 분석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문은 어떻게 참고해야 하고, 어떻게 찾고 써야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이 모든 내용을 지도해준 영호 오빠께 감사 드립니다^^)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행복했던 한 달!

한 달간 연구 활동에서 뿐만 아니라 대학원생 언니, 오빠께서 생활하시는 모습을 보고 배운 점도 많았고, 진심으로 대해주시는 교수님과 대학원생 언니, 오빠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교수님께서는 첫 만남에서 개인적으로 해야 할 프로젝트 주제를 설명해주셨고, 실험실에서 이용되고 있는 각각의 기기들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한 달간 두 번의 랩 미팅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영어로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발표에 대한 피드백도 해주셨다. 또한 연구실에 올라오셔서 대학원생이 아닌 연수생인 내가 하는 내용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모르는 것이 있어서 여쭈어봤을 때는 어떤 날에는 40분 정도 이야기도 해주시기도 하셨다. 연구실 언니, 오빠께서도 매일 점심, 저녁도 맛있는 거 먹으러 차타고 나가주시고, 이사 가셨다고 집들이에도 초대해주시고,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고..... 무엇보다 박사 과정 중에 계신 오빠께서 논문을 쓰느라 무척 바쁘시고 연구하시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실 텐데도 불구하고, 모르는 것이 있어서 여쭈어 볼 때는 웃으시면서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모습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대학원생이 된다면 그 오빠를 닮고 싶고, 또 닮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밥 먹고 와서는 바로 연구실에 와서 바로 연구에 열중하시는 모습, 놀 때는 놀고, 공부할 때는 확실히 연구에 매진하지는 모습도 대학원생이 되면 가져야 할 자세구나! 배울 수 있었다.

연수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7월 달을 포항에서 알차게, 행복하게 보내고, 포항,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탄소순환연구실에 정이 많이 들어서 인지 8월이 돼서 집에 있으면 허전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대학원생 언니 오빠들을 보면서 내 미래에 대한 스스로의 물음에 답은 찾고 가는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다. 새벽 5시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고 싶은 연구를 하시는 열정과 에너지를 보고, ‘나도 정말 그럴 수 있을 까?’ 생각이 들면서도 ‘나도 정말 그러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친동생처럼 대해주셨던 연구실 언니 오빠, 그리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