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순배출량 제로인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이러한 정책 실현을 위해 현 정부에서도 120대 국정과제에 신재생에너지로 활용성이 검증된 바이오가스 생산 확대를 포함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 (약칭 바이오가스법)’이 제정돼 2025년부터 공공의무생산자(자치단체장)에게는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이 의무화될 예정이다.

유기성 폐자원이란 하수찌꺼기, 음식물류폐자원, 가축분뇨와 같이 에너지 잠재력이 큰 폐자원을 일컬으며,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기준 연간 총 6,537만톤의 유기성 폐자원이 발생하고 있고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유기성 폐자원 중 약 94.3%는 단순 처리, 사료화, 퇴비화 등 에너지로의 재생 및 탄소중립과는 거리가 있는 방법으로 처리되고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활용 비율은 5.7%에 그치고 있다.

전통적 처리방법은 공정 중 발생하는 악취와 음폐수 처리 문제, 사료화 및 퇴비화 시 수요처 감소로 인한 폐기 등 여러 문제를 야기 하였으나, 바이오가스화 방법은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안보 강화, 환경무역장벽 대응을 위한 획기적인 솔루션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바이오가스화 과정은 인체가 음식물을 섭취하여 소화기관을 통해 소화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유기성 폐자원을 공기가 없는 혐기성 상태에서 미생물에 의해 소화하고, 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포집 후 정제하여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약 20여년전 혐기성소화 방식이 국내에 보급될 당시에는 우리나라 유기성 폐자원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유럽의 기술을 그대로 사용해 처리 과정 중에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그동안 시행착오와 개선 노력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지금은 대부분의 시설에서 안정적으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악취나 폐수 문제도 다양한 처리 방법이 개발되어 환경적인 문제는 대부분 해결 가능하다고 볼 수 있어 향후 바이오가스 생산은 더욱 확대?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시의 경우에는 매년 5만7천톤의 음식물류폐자원이 발생하는데 이를 전부 혐기성 소화로 처리 할 경우 약 350만㎥(5만7천톤/년×100㎥/톤×60%)의 바이오가스를 생산할 수 있고, 이는 포항시 가정용 도시가스 사용량(1억3237만7천㎥/년)의 약 3%에 해당하는 양으로, 약 5,500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도시가스를 버려지는 음식물을 통해 만들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아직 자체 처리시설이 없는 포항시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국제정세의 변화와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음식물바이오가스화 시설의 설치가 필수적이며 시간이 지체될수록 그 피해는 포항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시설들은 아직까지 일부 주민들의 시각에는 비선호시설로 인식돼 입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지자체와 주민 사이에 갈등과 소모적 논쟁을 불러일으켜 정책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는 최근 바이오가스 시설의 건설 및 운영을 추진 중인 타 지자체의 경우와 같이 해당 주민과 지자체 사이의 다양한 교류의 장을 통해 현재 기술력에 대한 충분한 교감을 바탕으로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활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거역할 수 없는 국가적 사명인 만큼, 우리 모두 역지사지의 관점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석환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

출처 : 폐자원 에너지화 정책의 정착과 인식전환 - 경북도민일보 (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