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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E 뉴스

제목 [취재파일] 탄소중립, 목표 달성하면 기후 돌아올까(국종성 교수)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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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LNL 제공, 연합뉴스)


 영하권의 추위를 보이며 전국에 찬바람이 매섭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 주는 12월 상순치고는 포근하단 말이 어울릴 정도로 온화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오늘도 낮 기온이 서울 11℃, 대전 12℃, 대구 14℃ 등 전국이 8~17℃로 평년보다 무려 3~7℃나 높은 날씨를 보이고 있다. 이번 주 온도가 상승하면서 기상학적인 겨울*의 시작도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 아직 겨울이 아닌 지금, 가을의 끝자락에서 올 가을을 돌아보자. 기상청에 따르면 올 가을철 평균기온은 14.9℃로 역대 5번째로 온화했다. 평균기온만 놓고 보면 올 가을은 대단히 활동하기 좋았던 계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기온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9월 초~10월 중순까지의 기온은 지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고, 이후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기온이 10℃ 이상 뚝 떨어졌다. 이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았던 이틀 동안 전국 평균기온은 무려 11.7℃나 하락했다. 10월 동안 전국의 기온 변동폭은 16.2℃로 역대 가장 컸다.
   
   
* 일 평균 기온이 5℃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

** 기상관측망이 전국으로 확대된 시기
  
(자료 : 기상청)


가을이 아닌 올 한해 전체로 시야를 넓혀보자. 올해는 여름철 짧았던 장마와 극한의 폭염이 없어 기후가 평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올 1월부터 11월까지의 전국 평균기온은 14.4℃로 같은 기간 대비 역대 가장 높은 온도로 기록됐다. 해당 기록 순위 중 10위 안에는 2010년 이후가 무려 7개나 존재한다. 기록만 봐도 한반도에서도 온난화 추세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내년엔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바람직한 방향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런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게 결국 온실가스인데,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외치는 지금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이산화탄소 배출량 줄었지만, 농도는 상승 
   
지난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전 지구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5.6% 감소했다. 하지만 농도는 오히려 증가했다. (그림 참조)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은 이야기지만, 이산화탄소의 수명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이산화탄소는 한 번 배출되면 공기 중에 보통 100년 이상 남아 있을 수 있다. 지금 당장 배출량을 줄이더라도 수명이 길기 때문에 줄어드는 양에 비해 더해지는 양이 많은 것이다.
 
 (왼 : 이산화탄소 농도, 오 : 이산화탄소 증가율, 자료 : WMO)


지난 10월,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의 발표에 따르면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양은 2020년 다시 한 번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산화탄소 전 지구 평균농도는 413.2ppm에 달했는데, 산업화 이전 대비 1.5배 수준이다.
   
증가율은 2019~2020년이 지난 2018~2019년에 비해선 살짝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최근 10년 동안의 평균 증가율보단 크게 높은 수준을 보였다. 증가세가 꺾이지 않아 올해인 2021년에도 온실가스 농도는 다시 한 번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2021년의 온실가스 연보는 내년 10월에 나온다. 
   
탄소중립 성공하면? 
   

온실가스 줄이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탄소중립의 중간목표인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것으로 상향됐다. 국제 메탄서약에도 가입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산업계의 진통이 예상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렇다면 탄소중립에 성공하면 정말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을까? 직전 취재파일《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면?》에서 소개했던 연구에선 우리가 이산화탄소 농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놓아도 오랜 기간 동안 높은 온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취재파일에선 이렇게 현재보다 1℃ 정도 높은 온도가 유지됨과 동시에 나타나는 다양한 부작용을 소개하려고 한다.
   
포항공대 국종성 교수 연구팀이 최근 이산화탄소 농도 조절을 통해 농도가 줄었을 때 전 지구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를 냈다. 실험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지구 시스템 모형을 시뮬레이션했다. 연구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90~2000년대 수준인 367ppm에서 4배 증가시킨 뒤 다시 대칭적으로 감소시켰다. 그 결과 지금보다 높은 온도가 수백 년 동안 지속됨과 동시에 열대수렴대가 남하함을 분석했다.




 


(빨간 실선이 열대수렴대 위치, 이산화탄소의 영향이 줄어드는 시점부터 남하함을 알 수 있다.)


열대수렴대는 대기대순환에 의해 무역풍이 수렴되어 모이는 지점으로 대기와 열 순환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열대수렴대 남하엔 대서양 해양 대순환과 남반구의 해양이 관련 있다. 대서양 해양 대순환은 적도에 쌓인 열을 북반구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이 해양 순환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 지구 기온이 높으면 방해를 받는다. 높은 기온에 북반구의 육빙과 해빙 등이 녹으면, 북대서양에 담수가 공급돼 이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면 순환은 회복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하더라도 대서양 순환이 바로 회복되지 못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순환의 관성 때문이다. 바로 이 기간 동안에 북반구는 서서히 식겠지만, 열을 전달해야 할 해양 벨트가 움직이지 않은 남반구는 상대적으로 열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육지보다 열에 느리게 반응하는 해양의 특성상, 해양이 많은 남반구는 냉각 속도도 느려 전체적인 열 순환의 중심점이 남하하는 것이다.
   
열대수렴대가 남하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대기의 순환이 바뀐다는 것이다. 바뀐 대기 순환은 곧 지역별 강수와 온도 등이 지금과는 다른 환경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수량을 살펴보자. 실험에선 전 지구 평균 강수량엔 큰 차이가 없지만, 지역별로는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하라 사막을 포함한 사헬지대, 지중해 주변, 남부 유럽은 강수량이 2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고,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강수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아메리카 대륙의 서쪽 지역은 마치 강한 엘니뇨가 발생한 것처럼 지금보다 더 많은 홍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럼 한반도는 어떨까? 우리나라도 여름철 강수량이 증가해 장마철에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분석됐다.




  
(이산화탄소 감소에 따른 전 지구, 한반도 강수량 변화 ㅣ 한반도 일 강수량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음) 
   
끈질긴 이산화탄소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한 번 배출되면 100년 이상을 머무를 수 있는 기체다. 이런 이유로 탄소중립에 성공해도 실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떨어뜨리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탄소중립과 함께 현재 대기 중에 배출된 탄소를 어떻게 감축시킬 것인지에 대한 연구와 고민도 필요한 이유다. 고민이 여기서 끝나선 안 된다. 설령 농도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앞선 실험에서처럼 많은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현재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대부분 전 지구적인 스케일을 고려해 이뤄지고 있다. 전 지구 평균기온, 전 지구 평균 강수량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것처럼 평균 강수량 등의 수치가 제자리를 비슷하게 찾는다고 해서 우리가 알던 기후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남부 유럽과 지중해 인근의 사막화, 아메리카 대륙의 홍수 그리고 우리나라에 닥칠지 모르는 여름철 더 무서운 장마.
   
 우린 아직도 모르는 게 많다. 과학의 한계도 분명하다. 하지만, 과학이 자연을 기술하는 가장 효과적인 틀인 것도 분명하다. 앞으로 나올 기후변화 정책 결정에는 좀 더 정밀하고 다양한 과학정보들이 밑바탕 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562792&plink=SEARCH&cooper=SBSNEWSSEARCH